impact behind the brand

피부과에서만 알던 선크림, 어떻게 ‘국민템’이 됐을까 - 셀퓨전씨 이진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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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퓨전씨는 2001년 피부과 레이저 시술 후 민감해진 피부를 위한 선크림과 비비크림 개발에서 출발해 병의원 채널을 중심으로 전문성을 쌓았습니다. 2015년 이진수 대표 취임 후 연구소를 설립하고 피부과 전문의 및 대학병원 교수진과 자체 소재·처방, 임상과 연구를 이어갔으며, 2017년 올리브영에 입점해 용량·가격·구성을 재설계하며 일상으로 접점을 넓혔습니다. 이후 소방관들의 열 오른 피부에서 착안한 쿨링 마스크와 패드, 피부 장벽 제품으로 영역을 확장했고, 지난 8월 올리브영과 함께 미국 세포라에 입점하며 K더마코스메틱의 글로벌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남성이 펜을 들고 셀퓨전 로고가 보이는 대형 화면 앞에 서 있으며, 주변 사람들이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다.


수많은 K뷰티, K웰니스 브랜드 뒤에는 각기 다른 시작과 철학, 그리고 포기하지 않았던 창업자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editorial by OLIVE YOUNG' 기획 시리즈 ‘behind the brand’는 올리브영과 함께 성장하며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고 있는 브랜드들의 탄생 스토리를 조명합니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브랜드가 되기까지. 제품 뒤에 숨은 창립자들의 비전과 진정성, 도전과 혁신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검은 배경에 붉은색 ‘Cell Fusion C’ 로고가 크게 표시되어 있다.


셀퓨전씨(Cell Fusion C)의 시작은 강남을 중심으로 피부과 레이저 시술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던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시술을 마친 피부는 평소보다 민감한 상태. 자외선은 피해야 했지만 지금처럼 순한 사용감을 내세운 선크림은 흔하지 않았고, 붉어진 얼굴로 병원을 나서는 것도 부담이었습니다.


셀퓨전씨는 바로 여기서 기회를 발견했습니다. 피부과 전문의들과 소통하며 시술 후 민감해진 피부에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선크림과 붉어진 피부를 자연스럽게 보정할 비비크림을 개발했습니다.


'피부과 시술을 받은 사람에게 지금 필요한 화장품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서 출발한 셀퓨전씨는 병의원 채널을 중심으로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한동안 아는 사람만 아는 '피부과 화장품'이었던 셀퓨전씨는 지금 올리브영 선케어 카테고리에서 익숙하게 만날 수 있는 브랜드 중 하나가 됐습니다. 병의원에서 전문가들과 쌓아온 노하우는 선크림을 넘어 쿨링, 피부 장벽 등 일상의 피부 고민을 겨냥한 제품으로 확장됐고, 이제는 해외 고객들까지 만나고 있습니다.


셀퓨전씨는 어떻게 병원 밖, 더 많은 사람들의 일상으로 나왔을까요. 화장품 업계에서 40년을 보낸 이진수 셀퓨전씨 대표를 만나, 셀퓨전씨가 '병원에서 쌓은 전문성'을 일상으로 옮겨온 과정을 들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마케팅은 연구소다

햇빛연구소 론칭이 브랜드에 어떤 전환점이 되었나요? 

이진수 대표가 셀퓨전씨를 맡은 건 2015년입니다. 1986년 화장품 업계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생산부터 상품 기획, 해외 사업, 국내 영업까지 화장품 사업의 거의 모든 영역을 거쳤습니다. 셀퓨전씨에 합류한 뒤, 연구소부터 설립했습니다.


“브랜드를 시작할 때부터 ‘우리 회사의 가장 중요한 마케팅은 연구소’라고 생각했어요. 제품력으로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병의원에서 판매되는 화장품은 제품을 설명하는 방식부터 달랐습니다. 피부과 전문의를 설득하려면 '좋은 성분을 넣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어떤 소재와 처방을 사용했는지, 실제 피부에서 어떤 효과를 보이는지, 그 효과를 뒷받침할 데이터가 있는지까지 답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안경을 쓴 남성이 검은색 상의를 입고 머그잔을 든 채 식물 진열대 앞에 서 있다.

그래서 셀퓨전씨는 자신들의 '근거'를 만드는 데 투자했습니다. 자체 소재와 처방을 연구하고 피부과 전문의들과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대학병원 교수진과 임상을 설계하고, 연구 결과를 논문과 학술 발표로 연결하는 작업도 이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오래 파고든 분야 중 하나가 피부 장벽입니다. 피부의 pH와 수분, 지질의 균형을 연구하며 자체 소재와 처방을 축적했습니다. 전문가들과 피부 고민을 연구하고 효과를 검증하는 과정은 지금까지도 셀퓨전씨 제품 개발의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쌓은 노하우를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한 다음 선택은 유통 채널의 확장이었습니다. 


2017년, 셀퓨전씨는 올리브영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병원에서만 팔던 선크림을 올리브영에 내놓기까지

올리브영이라는 대중적인 유통 채널로 확장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당시 셀퓨전씨의 주무대는 병의원이었습니다. 피부과에서 시술을 받아본 사람에게는 익숙할 수 있었지만, 누구나 일상에서 쉽게 만나는 브랜드는 아니었습니다. 그때 올리브영 MD가 셀퓨전씨 선크림에 주목했습니다. 반가운 제안이었지만 고민도 컸습니다. 병의원에서 오랫동안 쌓아온 전문성과 신뢰를 유지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유통 채널에서도 셀퓨전씨만의 정체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이 대표는 접점 확장을 선택했습니다. 병원에서 쌓은 노하우와 좋은 제품의 경쟁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첫 주자는 '레이저 썬스크린'이었습니다. 이 제품의 출발점 역시 레이저 시술 후 피부였습니다. 민감해진 피부에 사용하는 만큼 자외선을 제대로 막으면서도 피부에 편안하게 밀착돼야 했고, 땀과 유분이 많은 계절에도 차단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병의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온 제품을 그대로 매대에 올려놓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병원에서는 전문의의 설명과 함께 제품을 만납니다. 반면 올리브영에서는 수많은 제품을 한자리에서 직접 비교하고 선택합니다. 제품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일상에서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는 가격과 용량, 구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셀퓨전씨는 올리브영 MD들과 함께 제품을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용량과 가격, 기획 구성을 새롭게 설계했고, 패키지에는 병의원에서 쌓아온 헤리티지를 담았습니다. 의료 도구를 담는 스테인리스 트레이에서 모티브를 얻어 셀퓨전씨가 어디에서 출발한 브랜드인지 직관적으로 보여줬습니다.


병의원에서 쌓아온 헤리티지와 전문성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일상에서 보다 쉽게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접점을 넓힌 것입니다. 이후 셀퓨전씨는 수분감, 톤 보정 등 다양한 피부 고민과 취향에 맞춰 선케어 제품군을 넓혀갔습니다.


올리브영과 협업하며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었다고요 

안경을 쓴 남성이 사무실에서 팔짱을 낀 채 서 있고, 뒤로 도심 건물이 보인다.


올리브영 입점 후 이 대표에게 특히 인상적으로 남은 순간이 있습니다. 브랜드사 입장에서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올리브영 MD들에게 의견을 물었는데, A4 두 장에 달하는 장문의 답변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단순히 '매출이 잘 나온다, 안 나온다'는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브랜드가 어떤 방향으로 가면 좋을지 굉장히 구체적으로 의견을 보내줬습니다. 저희도 그 메일을 출력해서 다 같이 읽었어요." 올리브영이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 채널을 넘어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까지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로 다가온 순간이었습니다.


셀퓨전씨에게 올리브영 입점은 단순히 판매처 하나가 늘어난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병의원에서 쌓아온 전문성을 이어가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일상에서 손쉽게 제품을 경험할 수 있게 된 전환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선크림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소방관들의 '열 오른 피부'에서 시작된 쿨링 마스크

쿨링 마스크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고요

2018년경, 이 대표는 한 골목에서 화재 진압을 마친 소방대원들이 뜨거운 열기에 지쳐 쉬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화마와 싸운 뒤 얼굴과 피부에는 열감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압도적으로 시원한 마스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뜨거워진 피부의 열감을 빠르게 낮춰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개발한 것이 쿨링 시트 마스크. 완성한 제품은 소방서에 기증했습니다.


당시 대대적인 마케팅을 한 제품은 아니었지만, 올리브영에서 제품을 직접 써본 사람들을 중심으로 '진짜 시원하다'는 반응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얼굴에 올리는 순간 바로 느껴지는 쿨링감이 입소문을 탔고, 이후 토너 패드가 새로운 스킨케어 방식으로 자리 잡자 셀퓨전씨는 쿨링의 경험을 패드로 확장했습니다. 이 대표가 셀퓨전씨 제품 가운데 쿨링 마스크를 자신의 원픽으로 꼽는 이유입니다.


피부가 겪고 있는 문제를 발견하고, 셀퓨전씨가 오랫동안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해결 방법을 찾는 것. 레이저 시술 후 민감해진 피부를 위한 선크림부터 열감으로 달아오른 피부를 위한 쿨링 제품, 피부 장벽을 위한 스킨케어까지. 제품은 달라도 그 출발점에는 구체적인 피부 고민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이 셀퓨전씨의 다음 제품을 결정합니다.


안경을 쓴 남성이 빨간 배경 앞에서 ‘Cell Fusion C’와 자외선 차단제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들고 있다.


셀퓨전씨 브랜드관 바로가기


"병원을 위해 준비한 논리와 데이터, 그 어려운 내용을 일반 소비자들에게 교과서처럼 설명할 수는 없잖아요. 병원에서 충분히 검증하고 쌓은 효과는 그대로 가져오면서, 어떻게 더 쉽고 편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합니다." 결국 셀퓨전씨가 제품을 넓혀가는 방식은 '어떤 피부 고민을 해결할 것인가'에서 시작합니다.


햇빛과 열감, 피부 장벽처럼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마주하는 피부 고민을 발견하고, 병의원에서 축적한 연구와 전문성을 제품으로 풀어내는 것. 셀퓨전씨가 20여 년간 제품을 만들어온 방식입니다.

미국에서 확인한 K더모코스메틱의 가능성

셀퓨전씨는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가능성을 보고 있나요?

최근 셀퓨전씨가 그 가능성을 확인한 곳은 미국입니다. 셀퓨전씨는 지난 8월 올리브영과 손잡고 미국 세포라에 입점했습니다. 이 대표가 특히 눈여겨본 것은 쿨링 마스크와 쿨링 패드의 반응이었습니다. 입점 직후 두 제품의 추가 발주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 셀퓨전씨뿐 아니라 K뷰티를 둘러싼 변화도 직접 체감했습니다. 얼마 전 올리브영의 미국 첫 매장인 패서디나점을 찾았을 때였습니다. 매장 밖까지 줄이 길게 이어져 있었고, 결국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밖에서 사진을 찍고 돌아서야 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도 이제는 고객들이 성분과 효능을 꼼꼼히 살펴보고, 자신의 피부 고민에 맞는 제품을 직접 고르고 있었습니다. 피부과학을 기반으로 한 한국 더마코스메틱의 강점이 현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이 대표는 K더마코스메틱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려면 개별 제품의 효능을 알리는 것을 넘어, 한국의 피부 관리 방식과 전문성을 함께 전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올리브영과 같은 플랫폼은 검증된 브랜드와 제품을 한데 모아 소개하며, 현지 고객이 낯선 브랜드를 보다 쉽게 발견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한국 더마코스메틱에는 오랜 연구와 고객의 구체적인 피부 고민에서 출발한 제품이 많습니다. 올리브영을 통해 이런 브랜드들이 함께 소개되고 글로벌 유통 채널과 연결된다면, K더마코스메틱이라는 하나의 경쟁력 있는 카테고리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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