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은 헬로키티, 올리브영에 놀러 오다
올리브영은 2026년 9월 산리오캐릭터즈 컬래버레이션 캠페인 ‘올리브영 시티 로그’를 통해 81개 브랜드와 321종의 컬래버 상품을 선보였다. 올리브영이 IP 라이선스 비용을 전액 부담해 중소 브랜드의 참여 장벽을 낮추고, 한복 헬로키티와 12개 지역 특화 에셋 등 한국의 도시와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콘텐츠를 개발한 결과다. 캐릭터 컬래버는 상품과 매장 연출을 넘어 팝업스토어, 행사, 웹툰, 게임, 글로벌몰과 미국 매장으로 확장되며 협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026년 9월, 올리브영 전주 타운에는 비빔밥 모자를 쓴 헬로키티가 등장했습니다. 부산 서면 타운에서는 어묵을, 제주 함덕점에서는 우도 땅콩을 든 헬로키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서울의 한 매장에서는 한복을 입은 헬로키티가 고객을 맞이했습니다.
올리브영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하는 산리오캐릭터즈 컬래버레이션 캠페인 '올리브영 시티 로그(OLIVE YOUNG City Log)'의 풍경입니다. 9월 30일까지 한 달간 이어진 이번 캠페인에는 81개 브랜드가 참여해 321종의 컬래버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1년 전 산리오캐릭터즈 컬래버 대비 참여 브랜드 수도, 상품 수도 크게 늘었습니다. 1년 만에 이만큼 규모가 커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캐릭터 컬래버는 어떻게 진화했나
과거 뷰티 업계의 캐릭터 컬래버는 주로 개별 브랜드 차원에서 진행됐습니다. 2024년 말 브링그린과 웨이크메이크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와 손잡고 컬래버 에디션을 선보였고, 이듬해에는 컬러그램이 잔망루피와 협업했습니다. 브랜드 하나가 IP를 개별적으로 만나는 방식이었습니다.

전환점은 2025년 7월. 바로 올리브영이 전사 차원에서 진행한 첫 캐릭터 컬래버인 산리오캐릭터즈 '러브 서머' 캠페인입니다. 이때부터 협업의 단위가 브랜드에서 플랫폼으로 바뀌었습니다. 상품 진열대와 쇼핑백, 직원 유니폼의 배지까지 매장 전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됐습니다.
그리고 이 시도는 기대 이상의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숫자로 확인한 가능성
2025년 7월 산리오캐릭터즈 '러브 서머' 캠페인에 참여한 브랜드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 늘었습니다. 성수와 홍대에서 운영한 팝업스토어에는 3주간 3만 3천 명이 다녀갔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해당 캠페인 기간 올리브영 1529세대 회원의 33%가 컬래버 상품을 구매했다는 사실입니다. 캐릭터가 관심을 끄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구매로 이어졌음을 뜻합니다.
글로벌 고객의 반응도 확인됐습니다. 2025년 12월 올리브영N 성수에서 팝마트와 함께 연 팝업스토어에서는 운영 기간 동안 외국인 매출 비중이 70%에 달했습니다. 캐릭터 컬래버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통한다는 신호였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리브영은 2026년 캐릭터 IP 협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했습니다. 2월 '망그러진 곰'과 21개 브랜드·119종 상품으로 컬래버를 진행했고, 5월 '포켓몬' 컬래버에서는 61개 브랜드·230종 상품으로 규모를 키웠습니다. 그리고 이번 산리오캐릭터즈 컬래버에서는 81개 브랜드·321종의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중소 브랜드와 글로벌 IP를 잇다
규모가 이렇게 빠르게 커진 데에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참여 브랜드가 부담해야 할 IP 라이선스 비용을 올리브영이 전액 부담하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IP와의 협업은 개별 브랜드 입장에서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계약과 라이선스 관리, 디자인 가이드 준수까지 상당한 자금과 인력이 필요합니다. 좋은 상품을 만들 역량이 있어도 IP 협업까지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 파트너사가 많은 이유입니다.
올리브영이 산리오와 직접 계약을 맺고 참여 브랜드를 모으는 구조는 이 장벽을 낮춥니다. 혼자 넘기 어려운 문턱을 올리브영이 대신 넘어주기에, 브랜드는 상품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빌려오는 IP에서 함께 만드는 IP로
규모만 커진 것이 아닙니다. 협업의 방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캐릭터 협업의 익숙한 형태는 기존 캐릭터 이미지를 제품 패키지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산리오 컬래버는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갔습니다. 해변과 피크닉, 수박 등 여름 콘셉트를 담은 '태닝 에디션' 일러스트가 이 컬래버를 위해 새로 만들어졌습니다. 국내에서 산리오캐릭터즈의 태닝 에디션이 컬래버 상품에 적용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올해는 로컬라이징이 한층 정교해졌습니다. 올리브영은 이번 '시티 로그' 캠페인을 위해 산리오의 캐릭터들이 한국의 도시와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모습을 담은 비주얼 에셋을 직접 개발했습니다. 교복, 픽셀그래픽 아트, 레오파드 패턴의 스트릿 패션처럼 1529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요소를 캐릭터에 입혔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복 체험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점에 착안해 '한복 헬로키티'를 만들었습니다.
지역 특화 에셋은 이번 캠페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시도입니다. 강릉, 공주, 김천, 대관령, 대전, 보성, 부산, 서울, 수원, 영광, 우도, 전주 등 12개 지역을 선정해 각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을 캐릭터에 적용했습니다. 이 에셋은 상품과 굿즈뿐 아니라 해당 지역 매장의 외관 디자인과 포토존으로도 연출됩니다.

결과적으로 매장이 하나의 관광 콘텐츠가 됩니다. 전주에서 만나는 올리브영과 부산에서 만나는 올리브영이 다른 모습이라면, 매장을 찾는 일 자체가 여행의 한 과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각 지역의 특산 음식과 매장을 함께 알린다는 점에서 지역과 상생하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매장에서 시작해 일상 전반으로
2025년 9월 산리오캐릭터즈를 테마로 한 마라톤 '산리오 X 올리브영 큐티 런 2025 서울'이 여의도 일대에서 1만 5천 명 규모로 열렸습니다. 7월 캠페인의 연장선에서, 올리브영의 핵심 가치인 '건강한 아름다움'을 웰니스 트렌드와 러닝에 접목한 행사였습니다. 캐릭터 컬래버가 매장 안의 프로모션을 넘어 고객의 일상으로 나간 사례입니다.

12월에는 올리브영 어워즈와 팝마트를 연계했습니다. 연간 1억 8천만 건의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해의 인기 상품을 선정하는 어워즈에 글로벌 캐릭터 IP를 처음으로 접목해 '산타의 우체국' 콘셉트의 공간에서 수상 상품을 소개했습니다.
2026년 2월 망그러진 곰 컬래버에서는 세계관을 담은 웹툰을 작가와 함께 공개하며, 컬래버가 상품과 굿즈를 넘어 콘텐츠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5월 포켓몬 컬래버는 여기에 게임의 문법을 더했습니다. 성수 일대에서 열린 '포켓몬 메가페스타 2026'과 연계해 AR 게임 'Pokémon GO'의 스탬프 랠리 동선에 올리브영N 성수를 포함시켰고, 전국 13개 거점 매장에서 스탬프 랠리와 포토존을 운영했습니다. 올리브영의 상징인 '올리브'와 닮은 포켓몬 '미니브'를 활용한 단독 디자인을 개발해 쇼핑백과 매대, 매장 외부에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상품에서 행사로, 그리고 콘텐츠와 게임으로. 캐릭터 컬래버의 영역은 매년 넓어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로 넓어진 무대, 멈추지 않는 진화
'시티 로그' 캠페인의 컬래버 상품은 국내 매장과 온라인몰은 물론 올리브영 글로벌몰 전 권역에서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올해 문을 연 미국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에도 함께 입점했습니다. 참여 브랜드 입장에서는 판매 채널이 넓어진 만큼 글로벌 고객과 만날 기회도 함께 늘어났습니다.
이처럼 올리브영의 컬래버에서는 매번 캐릭터만 달라진 것이 아니라 협업하는 방식도 함께 달라졌습니다. 규모를 키우고, 캐릭터를 만드는 방식을 넓히고, 협업이 닿는 영역을 늘리며 진화해온 셈입니다.
다음번 매장을 찾았을 땐 또 어떤 캐릭터가 새로운 즐거움으로 우리를 맞이할지, 그다음 주인공이 궁금해집니다.







